이제 복학 할 때도 되었고, 밖에서 컴퓨터 사용 할 일이 많아지기 시작해서 다시 노트북을 구입했다.
이제는 Mac이 Windows 환경보다 훨씬 편리해서 어쩔 수 없이 MacBook을 구입했다.
흰색 구형 MacBook을 구입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그건 많이 써봤으니 이번에 새로 출시 된 Unibody MacBook으로 선택했다.
이거 출시 될 때만 해도 어이 없는 가격(기존 맥북은 기본사양이 학생할인 가격으로 109만원 정도였는데, 신형은 학생할인 가격으로 199만원에 출시 되었다.)때문에 '절대 안살거야'라고 했는데...결국 이렇게 되어버렸다. -_-;
그래도 이번에 Red Wednesday행사 때 구입해서 학생할인 가격보다 약간 싸게 구입 할 수 있었다.
어쨌거나 이렇게 또 구입하게 되었으니 잘 활용해야지.
그동안 잘 썼던 iMac은 이제 곧 떠나보내야 한다. ㅠ_ㅠ

Apple에서 온 택배. 무지상자 안에 진짜 MacBook 상자가 들어 있다.


무지상자를 열면 이렇게, 흰색 MacBook 상자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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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 씰. Apple 제품을 새로 구입한다면 미개봉 씰을 꼭 확인해야 한다.


이 사진을 통해 상자가 딱 MacBook 사이즈임을 알 수 있다.


본체를 들어내면 이렇게 플라스틱 지지대가 위치 해 있다.


플라스틱 지지대를 들어내면 본체를 제외한 액세서리들이 나온다.


본체를 비롯한 전체 내용물. 역시나 Apple 제품답게 내용물이 단출하다.


이 검은 상자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최근에 Apple 제품을 구입해 본 사람이라면 대략 짐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Mac으로',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_-;


검은 상자를 열면 나오는 모든 것 들. 클리닝 천, 설명서 기타 문서, 사과스티커, 설치디스크 등이다.


드디어 드러난 본체. 플라스틱 구형 MacBook과 좌우 사이즈는 완벽하게 동일하다. 달라진 점이라면 재질이 알루미늄 유니바디로 바뀌었고, 두께가 아주 조금 얇아졌고, 무게도 아주 조금 가벼워졌다는 점 정도? 액정이 켜졌을 때 환하게 빛나는 사과마크는 여전하다.


이건 하판. 구형 MacBook보다 훨씬 간결해졌다.


배터리를 빼기 위해서는 오른쪽에 위치한 레버를 눌러야 한다.


구형 MacBook처럼 배터리가 직접 밖으로 노출되는 형태가 아니라, 최근에 출시되는 휴대전화처럼 배터리는 내부에 있고 배터리 커버가 바깥을 감싸고 있는 스타일이다. 배터리 커버를 들어내면 바로 하드디스크도 보인다. 하드디스크 교체는 좀 더 용이해졌다. 다만 램 교체 시에는 나머지 하판을 들어내야한다. -_-;


1세대(2G) 아이폰과 미묘하게 매치되는 배터리. 배터리조차도 디자인이 아름답다. -_-;


이번에 출시된 MacBook에 새롭게 추가된 배터리 잔량 확인 버튼.


버튼을 누르면 배터리 잔량이 이렇게 표시된다. 배터리 잔량을 표시해주는 LED조차도 Smooth하게 켜졌다 Smooth하게 꺼진다. -_-


뚜껑을 열면 이런 모습. 개인적으로 Glossy한 액정을 좋아하기때문에 이번 MacBook의 액정이 맘에 든다. 테두리를 두르고 있는 검은색 베젤도 맘에 든다. 키보드도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이번 MacBook에서 새롭게 바뀐 TrackPad. 보다시피 마우스 버튼 역할을 하는 버튼들이 없다. 저 광활하게 넓은 면 전체가 터치패드가 되고, 터치패드의 아랫쪽을 누르면 눌린다. 왼쪽/오른쪽 영역이 다르기때문에 좌클릭과 우클릭도 구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2/3/4 손가락으로 사용 할 수 있는 멀티터치 기능이 정말 편리하다. 키보드는 아쉽게도 기본사양이라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구구는 고양이다
감독 이누도 잇신 (2008 / 일본)
출연 코이즈미 쿄코, 우에노 주리, 카세 료, 하야시 나오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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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노 주리가 출연한다는 점과 고양이 관련 영화라는 점 때문에 개봉 전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던 영화, '구구는 고양이다'.
이래저래 바빠서(사실 신경을 못 썼다) 못 보고 있다가 개봉 한 지 3개월이나 지난 1월 14일에 '하이퍼텍나다'에서 보고 왔다.
대부분의 극장에서 이미 오래 전에 내린 상태였는데, 거의 마지막으로 '하이퍼텍나다'에서 특별전 상영작 중 하나로 상영중이어서 겨우겨우 볼 수 있었다. 그것도 특별전 마지막 날.
운이 좋았다. :)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는 고양이들이 참 많이 나온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지역도 길고양이들의 천국이라고 하는 일본 도쿄의 '기치죠지(吉祥寺)'.
영화는 커다란 사건이라든지 임팩트 없이 보통의 일본영화들처럼 소소하고 조용하게 진행이 된다.(어찌보면 포스터만큼이나 여성스러운 영화이다.)
영화를 본다기보다, '기치죠지'에 살고 있는 몇 명의 사람들과 몇마리의 고양이들의 일상을 눈으로 따라가며 본다고 생각하는게 더 나을 것 같다.
고양이를 좋아하거나 우에노 주리 팬이거나 이누도 잇신 감독의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영화가 아닌가 싶다.
아직까지 '기치죠지'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지만, 이 영화를 보고 다시금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양이와 사람이 서로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게 정말 부럽다.
일본인들이 고양이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는 영화.

아참, '구구'가 무슨 뜻인지는 영화를 끝까지 보면 알 수 있다. :)
워낭소리
감독 이충렬 (2008 / 한국)
출연 최원균, 이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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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부산국제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영화제 수상,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 월드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진출 등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워낭소리'.
자주 가던 극장들에서 봤던 포스터나 전단을 통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며칠 전 인터넷에서 봤던 5분여의 영상을 보고 나서 '개봉하면 꼭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개봉일이어서 보고 왔다.

학원 끝나고 곧장 '광화문 씨네큐브'로 달려갔는데, 10시 30분인줄 알았던 영화 시작 시간이 알고보니 10시 40분이었다.(표는 미리 어제 밤에 예매 해놨었다) 시간이 좀 남아서 관람하러 온 사람들을 둘러봤는데, 역시나 혼자서 보러 온 사람들이 꽤 많아서 좋았다.(나도 혼자 갔으니까)
그 중에는 나이 어린 아이와 함께 온 아주머니도 몇 분 계셨는데, 참 보기 좋았다.

사실 영화 내용 자체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5분짜리 동영상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총 플레이 타임은 78분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그게 전부라면 굳이 극장에 가서 볼 필요 있나'라고 할지도 모르겠지만, 역시나 극장에서 다른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며 보는 재미를 생각하면 관람료가 아깝지 않게 느껴진다.

영화 정보를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이다. 나레이션도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다큐멘터리이다.(이 글의 아래에 첨부되어 있는 작품 소개 영상에는 나레이션이 들어가 있다.) 평생을 농사일을 하며 보내고 있는 할머니/할아버지, 그리고 그들과 함께 30여년을 함께 해 온 소에 관한 이야기이다.
보통 소의 수명이 15년인데, 작품 속 소는 40여년을 살아왔다고 하니 정말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농사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소가 끄는 수레에서 잠들었는데 깨어보니 집이더라'라는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니, 이미 소는 그들과 하나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살아가는 그곳을 보며, 도시에서 살아가면서 잊어가던 소중한 기억을 되살리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주인공인 최원균 할아버지, 이삼순 할머니가 오래오래 그곳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생을 일만 하며 힘들게 보낸, 지금은 하늘나라로 가버린 최원균 할아버지의 소가 좋은 곳으로 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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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상영하는 영화관이 많지 않으므로 사전에 상영하는 영화관이 어디인지 알아두는 것이 좋다.
2009년 1월 15일 현재 서울지역에서만 개봉 했고 해당 영화관은 '씨네큐브, 하이퍼텍 나다, Cinus 이수, Cinus 이채, 인디스페이스, 시네마 상상마당, 아트하우스 모모' 이다.
1월 19일에는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개봉 예정이고,
1월 22일에는 서울 'CGV 강변/압구정/상암', 부산 'CGV 서면', 인천 'CGV 인천', 경기도 'CGV 오리'에서 개봉 예정이다.
그리고 1월 29일에는 광주 '광주극장'에서 개봉 예정이다.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사람들과 극장에 들러 함께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위에 나열한 영화관 외에 공동체 상영을 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영화관에서 상영 계획이 없다면 한번쯤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공동체 상영에 관한 정보는 워낭소리 공식 블로그에 올라오니 참고하기 바란다.
워낭소리 공식 블로그 : http://blog.naver.com/warnangsori

그리고 혹시라도 아직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작품 소개 동영상을 첨부한다.

LG Telecom에서 OZ 모바일 메신저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에 Mobile NateOn처럼 메신저 방식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서비스이다.

아직까지 사용 가능한 휴대전화가 적어서 조금 아쉽지만, 앞으로 지원 되는 휴대전화도 늘어날거고, 이동통신 3사에서 모두 호환 가능하게 확대 한다고 한다.

모바일 메신저 지원 휴대전화에서 모바일 메신저 비 지원 휴대전화로 메시지를 보낼 경우 일반 문자메시지와 동일하게 수신이 되는데, 이게 잘만 이용하면 문자메시지 이용 요금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듯 하다.

가령 월 5,000원이면 1,000건을 무료로 보낼 수 있는데, 5,000원으로 일반 문자메시지를 보낸다고 생각하면 고작 250건밖에 보내지 못하기때문에 단순 산술계산을 해보자면 같은 가격으로 4배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것이다.

2008년 1월 현재 모바일 메신저 사용이 가능한 휴대전화는 총 4개 기종으로, LG전자의 LU1400 / LU1600, 삼성전자의 W6450, 팬텍(SKY)의 S400L 등이 있다.

아래는 해당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페이퍼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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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Z모바일 메신저?

: OZ 모바일메신저란 유대폰간에 즐기는 메신저로써 상대방과 나의 휴대폰으로 대화/이모티콘/플래시콘/사진 등을 실시간으로 교환하여 메신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이용료

모바일메신저는 요금제 비가입시 종량제로 사용할 수 있고요금제에 가입하시면 더욱 할인된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서비스 출시기념 LGT 고객간 '09 1월까지 한시적으로 무제한 사용 가능합니다.)

 

가 격

무료제공건수

무료건수 내 사용가능서비스

통화료

청구서      표기 항목

월정액

5,000

1,000 

대화이모티콘,플래시콘

확인버튼 누를 때 1건 차감

X

모바일메신저 월정액

3,000

500 

X

종량제

20/

-

대화이모티콘플래시콘      -확인버튼 누를 때 20원 과금

X

모바일메신저 정보료

 

관련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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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 일본여행 하다가 처음 접했던 CASTER.
내 맘에 쏙 들어서 단번에 좋아하게 되어버렸다.
우리나라에서는 구할길이 없어서 그동안 잊고지냈는데, 파는곳을 찾아서 그곳에 남아있는 것들 전부를 가져왔다.
당장 눈앞에 놓인 문제들 때문에 끊으려는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다.
대학 졸업반이라는게 쉽지만은 않구나.
- 인터넷 세상에서 '악플'에 신경쓰는 사람은 병신이 되는거구나.
- 생각보다 '악플'이라는 것에 대해 사람들은 관대하구나.
- '악플'은 당연한 것이니 신경 끄라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구나.
- 인터넷 세상에서 사람 병신 되는 것은 한순간이구나.
- 오해 살만한 행동은 하면 안되겠구나.

악플이 싫다.
인터넷이 싫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싫다.
지구라는 행성이 싫다.
인간이 싫다.

버러지같은 존재들.
고민 끝에, 어제 롯데백화점 명동점 네스프레소 부티크를 찾아가 질렀다.
구입 한 이유는, 우연히 얻게 된 8만원 할인쿠폰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가 아니고...
더이상 맥심 모카골드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좀 더 화려한 싱글 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랄까...(뻘소리)
어쨌거나 어제까지 며칠동안 이걸 살까 말까 계속해서 고민하다가 결국 '이런거 고민 할 시간에 다른걸 하자'라는 생각과, '우울할땐 지름'이라는 생각이 교차되면서 더이상 이성적으로 생각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신 차렸을 땐 이미 나는 롯데백화점 명동점에 와 있었고, 손에는 카드가, 내 발 밑엔 네스프레소 기기가 놓여져 있었다...
백화점 문 닫을 시간이 거의 다 되서 도착한 탓에 부티크에서 직접 뽑아주는 커피는 마셔보지 못하고 그냥 구입하게 되었다.
어쨌거나 구입 가격은 다음과 같다.
Nespresso ESSENZA C100 : 330,000원
Aeroccino Plus : 129,800원
+                                     원두캡슐 250개 : 18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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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spresso 할인 바우처 :   80,300원
-  Nespresso+Aeroccino 동시구입 Promotion :   50,050원
------------------------------------------------------------------------------
Total : 514,250원
Nespresso 할인 바우처와 Nespresso+Aeroccino 동시구입 Promotion 덕분에 굉장히 저렴하게 구입 했다.(라고 위안을 삼고 있다...)
거기에 원두캡슐 250개를 구매했더니 원목 Discovery Box도 받았다.

올해의 마지막 지름(이겠지...? 아마도...?)
기왕 산거 잘 써봐야지...

한 개의 상자와 두 개의 쇼핑백. 집까지 들고오느라 힘들었다.


쇼핑백 속에는 Aeroccino와 원두캡슐, 원목 Discovery Box가 들어 있었다.


이건 함께 구입 한 원두 캡슐들. 한 상자에 10개의 캡슐들이 들어가 있다. 총 250개를 구입했으니 25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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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를 열면 맨 위에 설명서와 보증 관련 내용을 담은 책자가 자리잡고 있다. 맨 위에 조그만 책자는 매장에서 따로 넣어 준 것.


상자 안에 들어있는 문서들. 왼쪽부터 보증설명서, 설명서, 카탈로그 비스무리한 것 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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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함께 구입한 Aeroccino. 카푸치노나 라떼 만들 때 필요한 우유거품을 만들어주는 기기. 딱히 필요는 없었는데, Nespresso랑 함께 구입하면 5만원 할인해준대서 그냥 샀다. 있으면 쓰겠지...라는 생각과 함께...


상자를 열면 맨 위에 설명서가 있고, 그 밑에 Aeroccino가 들어있다.


Aeroccino의 구성품. 단촐하다. 이게 13만원짜리라니...


에어로치노 본체와 전원 연결부. 그냥 평범하게 생겼다.


우리나라에 정식 수입된 Aeroccino의 경우 Aeroccino+버전이라 따뜻한 우유거품은 물론이고, 찬 우유거품도 만들 수 있다.


이게 원목으로 만들었다는 Discovery Box. 따로 구입하려면 8만원이라던가...5만원이라던가...기억이 안난다. 어쨌거나 나는 원두캡슐 250개를 한번에 구입했더니 사은품으로 줬다;


누런 상자를 벗겼더니 또 상자가 나왔다.


상자를 벗겼더니 진짜 Discovery Box가 나왔다.


꺼내보면 이렇다. 상당히 고급스럽게 생겼고, 마감이 훌륭하다.


열면 이렇게 구멍이 슝슝슝 뚫려있다.


그 구멍에 이렇게 원두캡슐을 채워넣으면 된다.


각 원두캡슐에 대한 설명이 써 있는데, 한글은 없다...


24, 25일에 너무 많이 잔 탓인지 밤을 꼬박 세고 난 뒤, 회사에 좀 일찍 출근 했다.
전철 안에서 요즘 손에서 떼지 못하고 있는 '해변의 카프카'를 보다가 그만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고 논현역까지 가버렸다. 약간은 몽롱한 상태에서 책을 봐서 그런가. 평소에는 그런적이 없는데.
어쨌거나 다시 반대쪽 플랫폼으로 넘어가서 전철을 탄 뒤 학동역으로 돌아갔다.

회사에서 단 한순간도 졸지 않고 열심히 일을...한건 아니고, 여느때처럼 일 1%에 웹써핑 99%를 했다.
퇴근 시간이 가까워지니 금요일 밤을 이대로 그냥 보내기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예전부터 보고싶었던 '렛 미 인'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물론 혼자.
영화 예매를 하러 예매사이트에 들어갔는데, 상영하는 영화관이 단 한곳 뿐이다. '아트하우스 모모'. 이화여대 내에 위치한 영화관이다. '아...하필이면 여대 안에 있는 영화관이라니...'
그래도 오늘 난 꼭 영화를 봐야겠다고 생각했으니 예매를 했다. 8시 10분, 퇴근하고 바로 가면 넉넉할 것 같은 시간이다.

시계가 6시 30분을 가리키자 나는 재빨리 짐을 챙기고 퇴근부를 체크 한 뒤 학동역으로 달렸다.
학동역에서 7호선 전철을 타고, 건대입구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탄 뒤 이대역으로 갔다.
도착한 시간은 7시 30분쯤...좀 어정쩡한 시간이다.
어쨌거나 처음 가보는 영화관이라, 뭔가 먹고 느즈막히 가서 헤매느니 우선 영화관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이대 정문을 통과했다. 이대 내부를 돌아다니는건 처음이라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어디로든 가보자고 생각하고 계속 걸었더니 뭔가 굉장히 거대한, 모세의 바다(?)를 연상하게 만드는 건물(?)을 발견했다.
사실 사진으로 '아트하우스 모모'가 위치한 건물을 본적이 있긴 하다. 왠지 그곳이 맞는 듯 하다는 생각에 무작정 들어가봤다. 내부는 굉장히 거대하고 복잡했다. 어안이 벙벙해서 어쩔줄을 몰랐지만, 역시나 '계속 가다보면 나오겠지'라는 생각으로 무작정 걸었다.(참 무모하다)
한층 내려갔더니 엘리베이터가 보이길래 엘리베이터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지하 4층에 영화관이 위치하고 있는건 미리 알고 갔다) 하지만 엘리베이터 위에 붙은 '지하 4층'표지판. 문득 '여긴 지금 어디고, 난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지하 4층까지 내려갔음에도 불구하고 좀 헤맸다.
그러다 겨우겨우 영화관을 찾고 미리 예매해뒀던 영화표를 찾았다. 시간을 보니 7시 50분 정도. 저녁을 아직 먹지 않아서 그런지 배가 고팠다.
건너편에 보이는 편의점. '학교 안에 편의점도 있구나...'(레스토랑도 있었다...)
어쨌거나 편의점에 들어가서 평소 즐겨마시는 커피우유를 구입 한 뒤, 다시 영화관 앞에 놓인 벤치에 가서 음악을 들으며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
우유를 다 마실 때 쯤 어떤 여자분 두 명이 나에게 말을 건다. 이어폰을 끼고 있었기때문에 무슨말을 하는건지 못 알아들었다. 속으로 '사이비종교 사람들인가' 싶었는데, 설문지 작성을 해달란다.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이 얼굴에 드러나는건가...그런 사람들이 유난히 잘 붙는다.
어쨌거나 거절하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설문지를 작성해줬다. 설문지를 작성하는 중간중간에 뭐라고 말을 한 것 같은데, 무슨말을 한건지 모르겠다. 관심이 없었기때문에.

영화관은 아담하면서도 스크린이 큰 편이었다. 그렇기때문에 사이드에 위치한 좌석에서는 영화 화면 전체를 보기가 좀 버거웠다.(내 자리가 사이드쪽이었다)
내 뒷자리에는 여자분 두 분이 앉아있었는데, 내 바로 옆자리 바닥에 장갑을 떨어뜨렸었나보다, 영화관 직원이 지나가는걸 보더니 주워달라고 했다. 바로 앞에 내가 있는데, 말 하면 어련히 주워주지 않을까. 별로 상관은 없었지만 좀 기분이 나빴다.
전 날 밤을 세서 그런지 영화 보는 중간중간 정신을 잃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렇다고 몇초간 정신을 잃은 건 아니고, 극히 짧은-찰나같은- 순간이었다.
'아트하우스 모모'는 '광화문 씨네큐브'와 마찬가지로 엔딩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가기 전에는 영화관 내부의 전등을 켜지 않았다. 그 점은 무척 맘에 들었다.
엔딩크레딧이 올라 갈 때 몇 몇 사람들이 영화관을 빠져나가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엔딩크레딧이 끝까지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영화가 끝나고 영화관을 빠져나오면서 '렛 미 인' 전단지를 하나 챙겼다. 오늘부터 보는 영화는 전단지와 영화표를 파일철에 보관해두기로 했으므로.
분명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에 버스를 타고 집에가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정신없이 걷다가 전철역까지 들어가 개표를 해버렸다. 다시 나갈 수도 없으니 이대로 집까지 가자는 생각으로 다시 '해변의 카프카'를 펼쳤다.
책을 보다 문득 고개를 들었더니 열차가 '시청'역에 도착했다. 나는 충동적으로 전철역을 빠져나와 명동까지 걸었다. 명동까지 가는 길에 남대문 지하도로 들어갔다. 왠지 그곳에서 죽는다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MP3P에서는 '중경삼림' OST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렇게 남대문 지하도를 무사히 살아서 빠져나온 나는 261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내 옆자리에는 굉장히 맘에 드는 스타일의 여자분이 앉았다. 나는 잠시 말을 걸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창밖을 바라보았다.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풍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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