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때는 그래도 집에 자주 갔었는데, 3학년부터는 바쁘다는 핑계로 집에 자주 가지 못한다.
자주 가봤자 1년에 5~6번 정도.
오랜만에 가족들을 만나면 기분이 좋긴하지만, 항상 부모님과 제대로 된 시간도 갖지 못하고 사소한 일때문에 화내다가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 나서 서울에 오면 내내 찝찝한 기분.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동생 쓰라고 놔준 컴퓨터가 말썽이라고 해서 겨우 고쳐놨더니 서울로 출발하기 직전에 전원이 완전히 나가서 아예 켜지지 않았다.
동생도 엄마도 아무런 잘못 하지 않았는데 혼자 화가나서 불평만 하다가 와버렸다.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차 속에서 찝찝한 기분, 그 기분이 지금까지 남아있다.
그냥 '다음에 오면 고쳐주마' 했으면 됐는데, 괜시리 가족들에게 화만 내고 왔다.
그러고 나면 항상 '다음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데, 머리가 나빠서 그런지 항상 잊어버린다.
나를 보내고 나서 엄마는 얼마나 속상했을까.
연락도 자주 드리지 않는 아들이 뭐가 이쁘다고 항상 부족한건 없는지, 뭘 해서 보내줄까 걱정만 하신다.
자식들만 바라보고 자기네들 하고싶은 것도 제대로 못 하고 사시는 부모님께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날 밝으면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엄마...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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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군입대 할 적에 우리 엄마는 많이 우셨다.
죽으러 가는것도 아닌데 어찌나 서럽게 우시던지.
떠나는 내 마음이 편치 않았었지...
아직도 306보충대 연병장에서 나를 끌어안고 우시던 우리 엄마가 생각난다.

그렇게 내가 입대 하고 나서부터 우리 엄마는 한겨울에 훈련받으며 고생하는 내 생각하면 그렇게 눈물이 났었다고 한다.
그렇게 내 생각 하면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일하는 곳까지 1시간이 넘도록 걸어다니셨단다.
그 한겨울에.
군 전역 후에 들은 얘기지만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
나도 나중에 자식이 생기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아마 못 할 것 같다.

내가 군대 가 있는 동안 우리 엄마는 여동생에게 문자 쓰는 방법을 배우셨단다.
눈도 안좋으신데 작은 자판 보시면서 어렵게 어렵게 배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내가 전역 한 후 며칠 지나지 않아서 바로 서울로 와버리는 바람에 못내 아쉬워 하시던 모습이 생각난다.
바쁘다는 핑계로 명절때 말고는 찾아뵙지도 않는 불효자식을 참 소중히 여겨주신다.
전에 쓰던 전화기가 Anycall이었는데, 새로 Ever 전화기를 사드렸더니 자판 배열이 달라서 그런지 문자를 거의 보내지 않아셨다. 한동안.
근데 요즘들어서 자주 문자를 보내주신다.
그새 또 Ever 자판 배열에 익숙해지셨나...
어쩌면 10분, 20분 고생고생 해가면서 저 한 페이지의 글자들을 채워 나가셨을지도...

항상 엄마가 보내주는 문자를 보면 힘이 난다.
좌절하다가도 이건 아니다 싶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내야지, 힘내야지.
내 뒤엔 든든한 우리 엄마가 있으니까.

애정표현에 서툰 아들은 둔 탓에 평소에 '사랑한다' 한마디 듣지 못하시는 우리 엄마.
나도 표현은 못하지만 마음은 항상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사랑해요.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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