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 지루하게 내리던 비는,
잠시 멈추는가 하더니
다시 촉촉하게 세상을 적신다.
왠지모를 쓸쓸함이 느껴지는
봄비.
똑똑똑 바닥을 두드리는 빗방울과
흔들리는 나뭇잎.
시험공부를 하다가,
'이건 절대 나올리가 없어'라고 단정지으면
꼭 시험에 나온다.
오늘도 어김없이.
밤까지 새어가며 공부를 했는데,
조금은 허탈한 기분.

오랜만에 촉촉 비가 내린다.
우산을 챙겨가지 않은 나는
하루종일 비를 맞으며.
오랜만에 비를 맞아서인지
으슬으슬 하다.

이제 시험이 한과목 남았는데,
그게 다음주 금요일 6교시이다.
두과목밖에 안보는데, 갭이 너무 커.

33시간째 깨어있는 나.
빨리 과제 끝내고 자야지.
늦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렸던 오늘 하루.
약간의 야근 후, 요즘 듣고 있는 '브로콜리 너마저'의 신보를 구입하기 위해 강남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회사 근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넋나간 듯 있다가 무심결에 정류장 표지판을 보니 '교보생명 사거리'.
조금만 더 넋을 놓고 있었더라면 지나칠뻔 했다.
교보문고로 들어가 아무리 뒤져봐도 브로콜리가 나오지 않길래 점원에게 '브로콜리너마저는 어디있습니까' 물었더니, 이상한 사람 보듯 스윽 쳐다보더니 컴퓨터 앞으로 가 뭔가를 쳐보고는 '브로콜리너마저는 없습니다.'라고 한다. 온라인으로만 구입 할 수 있다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아가기 위해 강남역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강남역 지하상가에 신나라레코드가 있는 것을 발견.
들어갔더니 사람은 한명도 없고 나이 좀 있어보이는 가게 주인 아저씨만 계신다.
'브로콜리너마저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한참을 날 쳐다본다.
그러더니 컴퓨터 모니터를 쳐다보며 한글자 한글자 나에게 되묻는다.
결국 한 5분간 묻고 대답하고를 반복하다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지하철 2호선에 몸을 실었다.
교대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 한 뒤 다시 종로3가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고는 광화문 역에 도착했다.
혹시나 하고 가 본 광화문 교보문고, 역시나.
종로거리를 걸으며 다시 영풍문고까지 가서 브로콜리를 찾았으나 역시나 점원은 웃으며 없다는 말만 전했다.
영풍문고 앞에선 잔뜩 찌푸린 커플 남녀가 싸우고 있었다.
옥상에 올라갔다가 오랜만에 상쾌한 바람을 느꼈다.
약간은 습하지만 상쾌한, 비오기 전의 그 바람.
오늘은 비가 온단다.
오랫동안 쌓여있던 공중의 먼지들을 다 날려버리길.
내 마음 속 먼지들도 다 날려버리길.

비는 이틀째 내리고 기분은 deep blue....blue....
드디어 OS 과제가 나왔다.
기간은 4주정도?
하지만 실제 제작 가능한 기간은 1~2주 정도밖에 안될듯.
뭔가 감이 올듯 말듯...애매함.
어쨌든 잘 해봐야지.
광운분식에서 밥먹었는데 누가 우산을 가져가버렸다.
선배 씌워주고, 친구 씌워주고.
결국 나는 비 맞고 집에 가게될듯.
뭐야 이거;
힘들다 힘들다 하다 보면 더 힘들어지는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잘 헤쳐나가다 보면 끝이 보이겠지.
내일은 컴퓨터구조 Quiz.
일단 이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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